신토신앙에서 사슴은 신의 전달자, 혹은 신의 현신이라 여겨지고 있어요. 그래서 미야지마의 신사나 나라공원에서는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사슴들을 볼 수 있는데요. 나라공원엔 1200마리가 넘는 사슴들이 그 곳을 거주지로 지내고 있어요.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나라공원'하면 떠오를만큼 이곳의 상징이 되어버렸죠.
나라역에서 내려 나라공원으로 가는 길부터 사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덕분에 사슴에게 주는 먹이를 파는 곳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구요. 워낙 동물을 좋아해서, 저에게 다가오는 사슴을 처음 봤을 땐 손을 내밀어 쓰다듬기도 했는데요. 절 보시던 일본 아주머니께서 조용히 저에게 말을 거시더라구요. 일본어로 얘기하셔서 정확히 알아듣진 못했지만; 제 주머니에 꽂혀있던 지도를 가르키시고 손짓을 하시는 걸 보고 지도 조심하라는 말을 대충 알아들었어요. 생각해보니 예전에 지인이 나라공원에서 사슴 쓰다듬어주다 사슴이 지도를 먹어 놀랐단 얘길 들은 적이 있어 후로 조심했다는.. 사슴이 지도를 먹는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이 곳 사람들 마음으로는 사슴이 지도같은 걸 먹다 탈이 날수도 있으니 보호하는 차원에서 얘기했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길을 지나가다 보면 그런 내용의 경고문도 볼 수 있거든요.
사슴과 함께 한 덕인지, 옛 절과 사찰들을 보고 단순한 관광지라기보다 정말 옛 시대로 돌아가 그 시대의 절로 와있는 듯한 느낌이였어요. 그 시절엔 정말 이런 야생동물을 쉽게 볼 수 있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