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토 미술관

한적한 주택가 속에 자리한 구립 미술관

Iris Kim   2015. 12. 1. 입력

일본의 어느 소설이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등장인물이 쇼토 미술관에 가는 장면이 있다.

시부야의 신센이라는 동네를 지나가는 한가로운 장면이 기억에 남아, 그 미술관을 찾아보기로 했다.

쇼토 미술관은 시부야의 분카무라 거리를 지나 걸어갈 수도 있지만,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이 그랬던 것처럼 신센 역에서 내려 슬슬 걸어갔다. 이정표를 따라 이 길 저 길을 기웃거리며 좁은 골목길을 돌고 돌아 큰 길을 건너고 났더니 이정표가 사라져 방향을 잃고 말았다. 

그런데 늘 그렇지만 이정표가 사라진 곳에서 슬쩍 사방을 돌아보면 바로 거기에 찾는 곳이 있으니, 순간적으로  당황했던 자신이 우스워진다. 역시 오른쪽 골목 안에 거대한 돌무덤 같은 건물이 보였다. 구립 미술관이라 그런지 간판이 참 작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회를 알리는 현수막도 참 작다. 더욱이 전시회 내용이 '이집트'. 돌무덤 같았다는 인상에 딱 어울린다. 

그 돌무덤의 입구를 들어서자, 아담한 로비를 빙 두르고 있는 전시실 옆으로 솟아오르는 물줄기가 보인다. 뭔가 싶어 내려다 보니, 지하 층 중정의 분수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다.  일본의 건물답지 않게 정원이 없는 대신,  한 가운데에 분수가 있는 것이다.

전시실로 들어가 간두르 미술재단의 소장품인 고대 이집트의 매장품들을 하나하나 바라본다. 

온갖 힘이 동물로 표현되던 시대, 사람이 동물의 얼굴을 하고 있다. 죽어서도 현세와 같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시대, 사람이 미이라로 갇혀 있던 관이 마치 그 사람이 살아 숨쉬던 방처럼 호화로운 색상으로 치장되어 있다.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의 시대인데도, 기하학적인 문양과 간결하고 유려한 선은 모던함의 극치이다. 

시대적으로 오래 된 유적이나 건축물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현대 미술과 건축의 모태는 이미 고대에 다 구축되었던 것 같다. 

그러니 다시 한 번 새로움이란 변용, 변형, 변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돌무덤을 빠져나왔다.

Iris Kim에 의해 작성됨
JapanTravel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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