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토 미술관

한적한 주택가 속에 자리한 구립 미술관

Iris Kim    입력

일본의 어느 소설이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등장인물이 쇼토 미술관에 가는 장면이 있다.

시부야의 신센이라는 동네를 지나가는 한가로운 장면이 기억에 남아, 그 미술관을 찾아보기로 했다.

쇼토 미술관은 시부야의 분카무라 거리를 지나 걸어갈 수도 있지만,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이 그랬던 것처럼 신센 역에서 내려 슬슬 걸어갔다. 이정표를 따라 이 길 저 길을 기웃거리며 좁은 골목길을 돌고 돌아 큰 길을 건너고 났더니 이정표가 사라져 방향을 잃고 말았다.

그런데 늘 그렇지만 이정표가 사라진 곳에서 슬쩍 사방을 돌아보면 바로 거기에 찾는 곳이 있으니, 순간적으로 당황했던 자신이 우스워진다. 역시 오른쪽 골목 안에 거대한 돌무덤 같은 건물이 보였다. 구립 미술관이라 그런지 간판이 참 작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회를 알리는 현수막도 참 작다. 더욱이 전시회 내용이 '이집트'. 돌무덤 같았다는 인상에 딱 어울린다.

그 돌무덤의 입구를 들어서자, 아담한 로비를 빙 두르고 있는 전시실 옆으로 솟아오르는 물줄기가 보인다. 뭔가 싶어 내려다 보니, 지하 층 중정의 분수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다. 일본의 건물답지 않게 정원이 없는 대신, 한 가운데에 분수가 있는 것이다.

전시실로 들어가 간두르 미술재단의 소장품인 고대 이집트의 매장품들을 하나하나 바라본다.

온갖 힘이 동물로 표현되던 시대, 사람이 동물의 얼굴을 하고 있다. 죽어서도 현세와 같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시대, 사람이 미이라로 갇혀 있던 관이 마치 그 사람이 살아 숨쉬던 방처럼 호화로운 색상으로 치장되어 있다.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의 시대인데도, 기하학적인 문양과 간결하고 유려한 선은 모던함의 극치이다.

시대적으로 오래 된 유적이나 건축물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현대 미술과 건축의 모태는 이미 고대에 다 구축되었던 것 같다.

그러니 다시 한 번 새로움이란 변용, 변형, 변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돌무덤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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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Kim

Iris Kim @iri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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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w C. 1일전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