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신화와 오카모토 타로

오카모토 타로 기념관

젊은이들의 거리 시부야, 지금도 진화하고 있는 시부야 역에서 JR을 빠져나와 마크 시티를 향해 가다 보면 괜스레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순간이 있다. 뭔가 싶어 돌아보면 마주치게 되는 거대한 벽화, 바로 오카모토 타로의 '내일의 신화'이다.

멀리 떨어져야 비로소 그 전모가 시야에 들어오는 벽화는 거기에 자리하기까지, 원색적인 색감과 과감한 구도, 그리고 거기에 담긴 스토리만큼이나 극적인 신산의 세월을 거쳤다. 그림 자체가 주인을 잃은 채 30년 넘는 세월동안 멕시코의 어느 창고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은, 내일의 신화는 과거를 잊지 않고 재구성해 내일을 사는 힘으로 환치시킬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을 외치기라도 하듯 오가는 이의 목덜미를 서늘하게 굽어보고 있다.

내일의 신화의 산실이 궁금해 오모테산도의 뒷길을 걸었다. 프라다, 마이크 제이콥스 등 브랜드 숍이 줄지은 세련된 거리의 모퉁이를 돌아 한참이나 걷다 하마터면 지나칠 뻔한 곳에 '오카모토 타로 기념관'은 있었다. 넓은 야자수 이파리가 축 늘어진 담 너머로 그의 작품의 미니어처가 언뜻 보인다. 씨의 생전에는 생활공간이었으며 작업실이었기에 미술관이 아니라 기념관인 장소로 발을 들여놓자, 정면에 놓인 불 타오르는 태양 같은 오브제 위에서 씨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어, 슬쩍 웃음이 나왔다.

생전의 작업실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방 한 벽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캔버스가 수도없이 꽂혀 있고, 옛날에는 거실이었음직한 그 옆 공간에는 소파와 테이블이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다. 그리고 오카모토 타로 씨의 입상! 마치 살아 있는 그가 작품 설명이라도 할 것 같은 포즈이다. 2층에서는 오사카 만국박람회 당시의 상징물이었던 '태양의 탑'에 대치하라는 취지의 공모전 입상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태양을 거느리고 엄청난 에너지를 과시했던 구조물에 과연 어떤 상상력이 대치할 수 있을지?

마당에는 씨의 장난기를 귀엽게 표현한 알록달록한 도자기 의자가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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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mous
Anonymous 4년전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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