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트리

하늘 높이, 대지에 우뚝 선

Iris Kim   2015. 12. 1. 입력

그 하얗게 빛나는 철근 덩어리의 위엄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또 주변 풍경과의 부조화는 뭐라 말하면 좋을까. 그 어마어마한 위용을 떠받치고 있기에는 애처로우리만큼 가녀린 개울가에 협소한 다리, 그리고 도쿄의 어디에나 있는 정사각형 틀의 쇼핑 몰. 닥지닥지 붙어 있는 주택가.

고개를 한껏 쳐들고 보지 않으면 그 꼭대기를 가늠할 수 없으리만큼 하늘높이 우뚝 선 탑을 보면서, 도쿄가 평평한 대지 위에 조성된 도시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한다. 

하지만 똑같은 대지에 서 있어도, 파리 에펠탑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탑의 썰렁함에 조금은 실망하지 않을까.

고풍스러운 궁전을 뒤에 거느리고 상젤리에 거리를 내려다보면서 광활한 잔디밭 위에 우뚝 선 에펠탑의 정경은 그것이 쇠덩어리 탑이라는 것을 잊게 할 만큼 아름답고 웅장하다. 세느강에 울긋불긋 비치는 밤의 불빛의 낭만은 또 어떠한가. 한 손에 맥주병을 들고 잔디밭을 꽉 메운 젊은이들의 에너지는 또 어떻고. 하지만 스카이 트리에서는 그런 낭만과 젊은 에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 탑의 위용을 핸드폰에 담으려 조그만 다리로 물러나 찰칵찰칵 셔터를 누르는 관광객들의 물결을 볼 수 있을 뿐.  카페와 음식점과 브랜드 숍들이 들어서 있는 쇼핑몰에서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뿐. 그 아쉬움을 달래려 골목길을 한참이나 누볐다. 

언제나 지진을 염려해서 위로는 솟을 수 없고 옆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는 도시. 그래서 협소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지 않을 수 없는 주택들은 예나 지금이나  정갈한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처마를 마주하고 있다. 화려한 역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도 늘 마주치게 되는 도쿄의 주택가. 스카이 트리가 서 있는 오시아게 주변은 옛동네라 더욱이 그랬다. 어쩌면 이런 풍경이 도쿄의 속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적하고 정갈하면서도 해묵은. 그래서 조금은 애처롭고 쇠락해 보이는 풍경들을 스치고 지나면서, 이제 그 역할을 다하고 세월의 저편으로 물러났지만, 언제 어디서든 돌아보면 도시의 풍경에 녹아 있는 도쿄 타워가 여전히 도쿄를 상징하는 탑으로 남아 있는 것처럼, 스타이 트리가 또 그런 탑으로 남을 날을 상상해 보았다.    

Iris Kim에 의해 작성됨
JapanTravel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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